[2020 LH 공공주택 현상설계] 이어담건축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거환경 제시"
[2020 LH 공공주택 현상설계] 이어담건축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거환경 제시"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12.2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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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설계공모 대전서 '성남금토 A-2블록' 단독 응모 당선
병원소 억제하는 채광·환기 고려…밀도 분산·공간 다변화 제안
성남금토 A-2블록 조감도. (자료=이어담건축)
성남금토 A-2블록 조감도. (자료=이어담건축)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에는 공공주택에 대한 기대가 단순한 양적 공급을 넘어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건축사들은 이런 요구와 기대를 담아 지역별 특색에 맞는 공공주택을 그려낸다. 올해도 많은 건축사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워 치열하게 경쟁한 LH 현상설계공모를 통해 미래 공공주택의 모습을 들여다봤다.<편집자 주>

사람들은 이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한다. 집도 예외는 아니다. 이어담건축은 올해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거환경을 제안해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당선됐다. 병원소를 억제하는 채광·환기 계획과 함께 밀도를 분산하고 공간을 다변화한 코로나19 이후 생활상을 설계안에 담았다.

27일 이어담건축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주택 설계공모에서 인천검단 A13-2블록을 시작으로, 울산태화강변 A-2블록, 대구연호 A-1블록, 성남금토 A-2블록 등 다수 당선작을 배출했다.

특히, 국토교통부와 LH가 함께 개최한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대전' 사업지 중 하나인 성남금토 A-2블록에 단독으로 참여해 당선됐다. 

총 648세대 규모 공공주택이 들어서는 이 단지는 '멈춰진 일상에 비로소 보이는 다양한 삶의 풍경'을 모티브로 설계됐다. 산책길과 마을길이 이어지고, 주동과 주변을 연결하는 입체 보행로를 통해 다양한 삶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그려졌다.

이어담건축은 특히, 기존 디자인·주거 패러다임의 변화와 자연과 함께 누구나 살고 싶은 마을 조성, 코로나19 확산으로 변화한 뉴노멀 생활에 맞춘 커뮤니티 단지 조성 등에 설계 초점을 맞췄다.

우선, 외동천과 청계산자락을 끼고 있는 주변 환경을 활용해 남향 저층 주동을 자연의 축선에 올려놔 바람길을 열었다. 이를 통한 채광과 환기로 병원소를 억제하는 건강하고 쾌적한 단지를 그렸다. 성남금토 A-1블록과 연계되는 학교 가는 길을 기준으로 단지를 나누되, 교차공간을 통해 교류하고 소통하는 커뮤니티 단지를 계획했다.

또, 경사지를 활용한 데크 주변에 부대시설을 배치하고, 주동의 복도와 중정, 옥상조경, 외부계단으로 이어지는 입체보행로를 통해 다양한 삶을 향유하는 단지를 제안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입구와 홀, 복도는 중정으로 연결돼 건축적 산책을 통한 여가와 휴식, 다양한 삶의 모습이 연출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연계되도록 연출했다.

이어담건축 관계자는 "이 같은 다양한 경관 연출을 통한 공간의 향유가 있는 단지를 통해 임대주택의 한계를 극복하고 입주민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집이 되도록 건축적 고민을 담았다"고 말했다.

성남금토 A-2블록 내부마당 투시도. (자료=이어담건축)
성남금토 A-2블록 내부마당 투시도. (자료=이어담건축)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새로운 일상의 모습과 이에 대한 고민도 설계에 담았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자연 친화적 공간을 구성하고, 밀도의 분산과 공간의 다변화를 통한 새로운 주거 문화를 제시했다. 

정보통신기술로 입주자 생활에 여유를 부여하고, 다양한 활동과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주거 단지를 계획했다. 신재생에너지 등이 활용되는 그린뉴딜 정책 등 사회 전반적인 패러다임의 근원적 전환도 모색했다. 여기에 도시의 확장과 산업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로부터 우리 삶을 지속시키고 보호하기 위한 생태적인 계획 방향을 고민했다.

이 밖에도 성남금토 A-2블록이 공공임대주택이라는 점도 중요한 건축 요소로 고려했다. 제한된 면적과 공사비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프로젝트에서 집합 주거의 특징인 '반복과 규격화'라는 장점을 수용하되, 전통 건축의 장소성과 조화, 자연에 순응을 반영해 풍요로운 공간을 구성하려 했다.

어어담건축 관계자는 "팬더믹 이후 우리의 변화된 삶에 대한 고찰을 통해 개인과 이웃 간 상호작용에 따른 단지 내 공간 밀도의 적정성을 탐구했다"며 "또한 건축과 첨단 ICT 기술의 융합을 통해 현시대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방안과 자연과 기술이 공존하는 미래의 주거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대구연호 A-1블록 조감도. (자료=이어담건축)
대구연호 A-1블록 조감도. (자료=이어담건축)

이어담건축은 LH 슈퍼블록 특화공모 대상지인 대구연호 A-1블록에서도 설계권을 차지했다. 

LH는 신혼희망타운으로 조성되는 이 단지 설계에서 작은도서관, 주민카페 등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특화공간과 종합보육센터, 법정 면적 대비 2배 이상 규모 어린이집 계획 등을 요구했다. 아이들이 즐겁고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단지 내·외부 학교 가는 길도 중요한 평가 요소였다.

이어담건축은 디자인적 다양성과 입주자들의 공동체 형성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대구연호 A-1블록 설계공모에서 대상을 받았다.

한편, 이어담건축은 환경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공간을 꿈꾼다. 이 꿈은 건축물은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철학에 기반한다.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주변 맥락을 이어나가는 행위를 통해 시간적으로도 지난 전통과 다가올 미래가 건축으로 이어진다. 이어담건축은 생활공간을 담고 인간의 행위와 욕망을 담아나가는 과정으로 건축행위를 표현하기도 한다.

'잇다'와 '담다'를 함축한 '이어담'이라는 회사명은 이런 건축적 철학을 잘 보여준다.

이어담건축 관계자는 "도시환경과 인간을 배려하는 창조적인 디자인과 기술혁신을 통해 사람들에게 삶의 즐거움과 감동을 전달하고자 한다"며 "혁신적인 건축 및 도시설계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며 최고의 디자인과 서비스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건축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